팹에선 바로 옆 사람한테도 소리 질러야 들림
반도체 공장에서 설비 현장직으로 일한 지 1년이 안 됐어. 팹 들어갈 땐 마스크랑 헤어캡, 방진복으로 온몸을 꽁꽁 싸매. 안은 시원한 편인데 겹겹이 입으니까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나. 상황 따라 방독면에 보안경까지 쓰는데, 그 답답함을 못 버티고 3시간 만에 그만둔 사람도 있었어. 위험한 화학물질이 많아서 함부로 벗지도 못해. 차림 안 지키면 임직원이든 협력사 직원이든 똑같이 혼나고.
설비 모인 데는 소음이 커서 바로 옆에서도 소리를 질러야 알아들어. 목소리 작은 신입은 처음에 엄청 혼나. 팹이 넓어서 한 번만 왔다 갔다 해도 땀이 나고, 여러 번 오가는 날은 발이 남아나질 않아.
생산 방식이 기업 비밀이라 설비 다루는 건 들어와서 처음부터 배워야 해. 부품 하나만 문제가 생겨도 그 설비에서 나온 반도체는 테스트에서 다 버려져. 몇억짜리 부품도 있어서 사고 한 번 내면 크게 깨지고.
같이 들어온 동기 중에 3분의 1은 벌써 나갔어. 나는 기사 자격증 따 놓고 지금 공기업 준비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