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행정관 몇 년 하고 다른 부처로 떠나는 후기
들어오기 전엔 경찰이 거의 전부인 조직에서 행정관으로 일한다는 게 어떤 건지 짐작도 안 됐어요. 시도경찰청이 정해지고 경찰서가 정해지면 출근 며칠 전에 어디로 나오라고 연락이 와요. 제가 있던 지역은 행정관이 지구대나 파출소로는 안 가고 큰 경찰서로 배치돼요. 경무계, 경리계, 정보화장비계, 교통계, 질서계, 수사지원팀 같은 데로 가는데 기술직 행정직 구분 없이 경찰 아니면 다 행정관으로 봐요.
일은 편해요. 원래 공무직분들이 하던 자리를 저희가 대신하면서 그 정도 일로 업무분장이 됐거든요. 경리계 예산 말고는 중요한 일을 잘 안 맡겨요. 대신 30년 넘게 이걸 할 수 있을까 싶은 자잘한 잡일이 정말 많아요. 들어오기 전엔 편하면 그만이라고 굳게 믿었는데, 일 쳐내면서 얻는 성취감도 무시 못 하겠더라고요. 교통계만은 예외예요. 면허, 범칙금, 과태료 때문에 하루 종일 민원인을 상대해서 절대 편하지 않아요.
경찰분들과는 대부분 형동생 하면서 잘 지내요. 근데 형사 쪽은 결이 좀 달라서 내근 경찰도 대놓고 무시하는데 행정관은 오죽하겠어요. 진급은 정말 느려요. 안 그래도 자리가 적은데 전환직분들이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어요. 어떤 직렬은 8급에서 5년을 채워 근속으로 겨우 올라가요. 계장 한 번 못 해 보고 퇴직하시는 분도 꽤 많아요.
저는 그 단조로운 잡일에서 오는 무력감이랑 30년 해도 관리자 한 번 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힘들어서 이번에 다른 부처로 옮겨요. 그래도 경찰청이 나쁜 곳이었다고는 말 못 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