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만 보고 협력사 골랐다가 부품 전부 불량 난 썰
소형 전자부품 만드는 협력사랑 부품을 새로 개발했거든. 본사 건물이 으리으리하길래 공장도 당연히 괜찮겠지 하고, 가 보지도 않고 내가 그냥 정해 버렸어. 거기는 특이하게 연구소장이 직접 개발을 맡더라. 간단한 부품이라 개발은 금방 끝났고.
근데 양산 들어가려고 전화하니까 담당자도 안 받고 본사도 안 받는 거야. 어찌어찌 연락이 닿은 대리 말로는 연구소장이랑 몇 명이 나가서 지금 정신이 없대. 연구소장이 나가면서 개발 기록이 싹 날아가서, 어디까지 됐는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그쪽 품질팀장이 받아서 겨우 양산은 했는데 개발 이력이 꼬이는 바람에 물건이 전부 불량으로 나왔지. 다시 전화했더니 그새 품질팀장도 나갔대.
결국 사장이랑 통화가 됐어. 파트 번호도 로트 번호도 없이 품질관리가 되냐고 물었더니, 자기네는 여태 그런 거 없이도 잘해 왔대. 완성된 날짜로 관리하면 된다는 거야. 그 날짜 하나에 부품이 몇십 몇백 개씩 나오는데 그걸 무슨 수로 가려내나 싶었어.
더 얘기해 봐야 안 되겠다 싶어서 불량 부품 보낼 테니 담당자나 정해 달라고 했어. 사장이 연결해 준 사람이 생산팀장이었는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더라. 지금 생각해도 아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