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판 공장에서 설비 11대 혼자 보던 후기
기판 공장 레이저 드릴 부서에 용역으로 있었음. 기계 자체는 어렵지 않음. 머리 나쁜 나도 사흘 옆에 붙어 다니니까 다 배웠고, 무거운 거 들 일도 없고 설비 에러도 거의 안 남. 현장도 시원한 편임.
문제는 혼자 설비 11대를 보면서 검사까지 해야 된다는 거. 쉴 틈이 아예 없음. 구멍 치수 안 나오는 걸 못 잡거나 불량 나면 무조건 시말서임. 그렇다고 설비 다 돌아가서 할 게 없어 가만히 서 있으면 돌아다니라고 함. 폰 보다 걸리면 욕을 바가지로 먹음. 용역은 6개월 동안 언제든 자를 수 있어서 일 줄어도 자르고 느리다 싶어도 자름. 텃세도 심해서 내가 있는 동안 들어온 신입은 다 그만뒀음.
3조 2교대인데 주간은 8시간에 잔업 1시간, 야간은 8시간에 잔업 3시간 반임. 야간이 길다고 밤 9시 반에 20분 쉬게 해 주는데, 솔직히 그 시간에 집 침대에서 쉬는 게 낫지. 출퇴근은 지문으로 찍는데 현장은 1층이고 지문기는 2층 사무실 앞에만 있음. 안 찍거나 빠지면 그냥 무단결근 처리임.
용역으로 잔업까지 꽉 채워 나가면 한 달 320 나왔음. 화장실이고 현장이고 바퀴벌레가 기어다니는 건 덤이었음.
법으로는
상시 5명 이상 사업장에서는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없고,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근로기준법 제23조, 제27조). 3개월 이상 일한 사람을 해고하려면 30일 전에 예고하거나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줘야 한다(제26조). 용역 소속이면 이 의무는 소속 업체가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