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설계 9년 차인데 그만두기로 함
기구설계로 9년 동안 회사 세 군데를 다녔음. 다녀 보니 회사가 크게 두 종류더라. 원래 있던 설비나 제품을 참고해서 겉모양이랑 구조만 조금씩 바꾸는 주력 제품이 있는 회사, 그리고 매번 새 프로젝트라 구조랑 내부 설계를 처음부터 짜고 다른 부서랑 계속 맞춰 가야 하는 회사.
머릿속에 이 제품 구조는 대충 이렇게 가겠다 하는 그림이 떠오르는 사람은 뒤쪽 회사에서 인정받음. 근데 나는 그게 안 됨. 지금 회사가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곳이라 매번 막힘. 내 역량 문제이기도 해서 더 괴로웠음.
자신감이 떨어지니까 진짜 쉬운 설계도 손이 안 움직이더라. 이 연차면 웬만큼은 하겠지 했던 게 착각이었음.
결국 기구설계 일 자체를 접기로 했음. 나 같은 사람은 기존 모델 고치는 회사가 맞았던 것 같음.